본문
[비즈니스포스트] HLB(에이치엘비)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다. 바로 학술정보 플랫폼 ‘키메디다.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개발, 의료기기 쪽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던 것과 비교해 다소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넓게 보면 키메디에 대한 투자 역시 HLB가 추구하는 그룹 차원의 신약개발 생태계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HLB 신약개발 생태계에 ‘키메디’ 합류, 의사 4만 명 학술 플랫폼에 40억 투자
▲ HLB가 의료 학술정보 플랫폼 '키메디'에 투자해 바이오사업 생태계를 확장했다.
16일 HLB에 따르면 1분기 ‘키메디’에 약 4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26%를 확보했다.
키메디는 2018년 3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의료 전문지식 플랫폼이다.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의료 관련 학회와 세미나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행사 다시보기를 서비스한다.
자체적으로 학술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온라인 세미나를 연간 250회가량, 의사단체 온라인 심포지엄을 연간 100회가량 개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내용으로 미루어 알 수 있듯 고객 대부분은 현직 의료인이다. 현재 국내 의사 4만 명 이상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키메디에 따르면 이는 현업에서 활동하는 국내 의사의 약 40% 수준이다. 또 40여 개에 이르는 학회 및 의사단체와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30여 개가 키메디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이다.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한 키메디는 최근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2021년 영상제작 전문 자회사 ‘브로밍’을 세운 데 이어 작년에는 마케팅기업 ‘에어리어195’와 ‘마케팅라운지’를 각각 편입했다. 이를 통해 제약사, 병의원, 의학회를 대상으로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심포지엄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HLB가 키메디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목적은 의료 전문가들이 밀집한 플랫폼을 활용해 HLB그룹 신약의 경쟁력을 알리는 것이다.
HLB는 최근 미국에서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를 통해 주력 항암제 ‘리보세라닙’를 간암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한 신약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국내에서는 이미 희귀암인 선양낭성암 치료용으로 허가절차에 들어갔다.
다른 HLB그룹 계열사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글로벌, HLB제약 등도 각자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런 후보물질들에 관해 기술수출을 모색하거나 장차 허가 후 처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정보 교류가 활발할수록 유리하다.
키메디는 수많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기업과 접촉하는 만큼 HLB그룹 바이오사업 파트너를 새로 발굴하는 창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HLB그룹은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 상업화까지 그룹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생태계 ‘HBS(HLB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비임상전문기관(CRO) HLB바이오스텝(옛 노터스), 백신 유통기업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HLB 관계자는 “HLB는 신약 리서치부터 상업화, 마케팅 등 의약품 개발 전반에 대한 가치사슬 구축을 중심으로 잠재력 높은 회사를 인수해왔다”며 “이런 맥락으로 키메디는 의료정보와 공유, 마케팅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투자하게 됐다. 향후 계속 성장해갈 비대면 비즈니스도 염두했다”고 설명했다. 임한솔 기자